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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WER에게 부치지 않을 편지

조금 당황스러웠다. 그동안 QWER 관련 물품을 자주 사긴 했다. 그런데 최근 5일 이내로 구매한 건 없는데? 당황스러운 마음을 뒤로 한채 소포를 열어보니 QWER 앨범이다. 기억 났다. 이건 3주 전 QWER 에 처음 입덕당하고 지나친 아드레날린 분비로 흥분한 난 QWER 실물이 보고 싶었다. 그날 축제에서 공연을 봤지만 거리가 멀기도 했고 공연 일정 상 시간이 도저히 안 맞았었으니까. 그래서 팬싸인회를 가보려 했다. 웃기게 들리겠지만 나는 인터넷 사이트 가입을 꺼려하는 편이다. 이거에 관련된 이야기는 그리 중요하지 않으니 제쳐두고, 어쨌든 그 흔하다는 쿠팡 아이디도 없던 나인데 팬싸인회를 한다는 사이트에 가입해야 한다니 순순히 가입하고 응모권을 사라 하길레 샀다. 참고로 응모권은 2만원 정도 했고 나..

까페에 도착해 우선 디저트 세트를 결제하고 야외 테라스석에 앉았다. 구름 한점 없이 맑고 청명한 가을 하늘이 좋았다. 아침 새소리가 들리고 근처 교회에선 어린아이들의 맑은 찬송가가 들려온다. 까페에선 QWER 노래가 들려 조화를 이루었다. 평화로운 일요일 아침이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목적으로 움직인다. 한국으로 관광와서 이른시간부터 부지런히 돌아다니는 외국인들,간단한 요깃거리를 사서 돌아가는 대학생, 잠옷 바지 입고 무를 들고 지나가는 지역 주민, 굿즈를 가득 들고 지나가는 학생들 저마다 지나갈때 쵸단님의 현수막을 한번씩 빤히 쳐다본다. 좋다. 존귀한 쵸단님 용안을 한번씩 눈에 담는건 좋은 일이다 가끔 qwer로고가 새겨진 옷을 입고 오는 사람도 보인다. 누가봐도 바위게(QWER 팬)분이다...
알고 있었다 누군가를 좋아하는건 그로 인해 기분이 천국과 지옥을 오갈 수 있다는걸. 닿지 않는 사람을 보며 스스로의 부족함을 탓하며 자존감을 갉아먹을 수 있다는걸 기대감으로 가슴이 부풀어올라 터질듯 하다 한 순간 땅밑이 꺼지는 절망감을 맛볼 수 있다는걸 모르지 않다. 모든건 마음 먹기 나름, 긍정적인 생각을 갖자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것 또한 모를 수 없다. 그러나 지금, 생일 까페에 들려 쵸단님의 포카를 얻은 기쁨보다 쵸단님과 간발 차이로 엇갈려서 실제로 보지 못했단 절망감이 무거운 추가 되어 저울을 기울인다. 덕을 쌓지 않아서 그랬을까. 그냥 눈 딱 감고 한 우물만 파는 심정으로 기다려야 했을까 조금 더 일찍 출발해야 했을까. 스스로의 미진함을 탓하다 제멋대로 세운 기대감이 무너져 웃을 수 없는 나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