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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WER에게 부치지 않을 편지

2025.01.26 QWER 팬콘서트 후기 - yes 24 라이브 홀 본문

QWER에게 부치지 않을 편지

2025.01.26 QWER 팬콘서트 후기 - yes 24 라이브 홀

dian11 2025. 1. 29. 17:34

초행길은 언제나 조심해야 한다.

환승역을 지나쳐서 안 그래도 늦은 도착 시간 더 늦어지는 사태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날 콘서트 여운에 빠져 늦잠 잔 사람은 나라서 변명의 여지가 없다.
그래도 착장은 놓치지 않았다. QWER 후아유 모자, 알고리즘블라썸 팝업때 산 반팔티, 1993 × 쵸단 콜라보 바지, 알고리즘블라썸 양말, QWER 후아유 곰돌이 키링, 아크릴 키링, 포카등등 다 챙겼다.

이미 머리부터 발끝까지 QWER 옷으로 도배해서 콘서트 MD-후드티를 살 생각은 없었기에  손목 밴드만 매진되지 말라고 염불을 외며 열심히 발을 놀렸다.



도착이다.
yes24 라이브홀, QWER 팬콘서트를 내가 왔다


일요일 콘서트는 5시 시작이나 3시 30분에 도착한 나는 아이돌마스터 친구가 티켓을 확인하러 간 사이 MD줄을 열심히 찾았다. 있다 손목밴드

다행히 꽤 여유가 있었다. 상당히,,,


목표를 손에 넣어서 그런지 가벼운 마음으로 줄을 서기 위해 안으로 들어간 순간




오우 사람멀미날뻔 했다. 밖에도 사람이 충분히 많았는데 안에 들어가니 더 많다. 심지어 2층은 더 빽빽했다.
쓰러질거 같은 심정에 빠르게 젤리를 입에 넣었다.


아이돌마스터 친구는 여러가지 콘서트 꿀팁을 주었다.

1. 안에서 소리치면 목 아프니 생수 한병은 챙겨라.
2. 안에서 당떨어질 수 있으니 공연장에 들어가기 전 먹을 작은    젤리를 챙겨라(초콜릿은 녹는다)
3. 스탠딩은 무조건 더울테니 반팔티입고 롱패딩은 반만 지퍼를 채운 채 팔을 허리춤에 묶어라
4. 어차피 공연 전에는 아드레날린으로 화장실은 안 갈테니 지하철역에서 미리 화장실 위치를 파악해두어라


선구자의 말씀은 따르는 게 좋다.


성량이 상당히 우렁차서 반드시 목을 쓰는 일을 하셔아 할  스텝분의 안내에 따라 입장순서대로 줄을 선 다음 기다림끝에 콘서트홀 입장


번호대가 늦어서 그런지 펜스쪽은 이미 사람이 다닥다닥 붙어있고 순서대로 줄을 서자 나보다 머리 하나씩 높으신 팬분들에게 가려 무대가 안 보였다. 전광판은 보이지만 조금 멀다.

허리디스크와 족저근막염 콤보로 키높이는 아예 신을 수 없는 나는 차라리 맨뒷자리로 갔다. 오히려 이쪽까지 오니 무대가 보였다.


사람들은 정말 끝도없이 밀려왔고 공연장은 가득 찼다. 그래도 맨뒷자리는 발디딜 틈이라도 있어서 다행이였다. 생일까페 갔을때도 봤는데 듬직한 덩치를 가진 남성분이 많았으나 여자분도 종종 계셨다. 다들 잘 안보여서 그러신지 맨뒤로 몰리셨고 나도 그중 하나였다


여기 계신 분이 전부 QWER 팬이다. 티켓값 12만원 지불하고 QWER을 보러오신 분들이다.  

키링은 기본이고 QWER 공식콜라보 의류는 기본적으로 걸치시고 자작 티셔츠, 슬로건도 목에 거신 분이 보인다.

공연 시작 5분전부터 흘러나오는 반주에 다들 합창하고 응원법을 외친다.

많이 좋아하시는 구나.


진짜 안 보였지만 까치발을 세우면 쵸단님은 그럭저럭 보여서 다음부터는 발목 단련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입장은 안보였다!!

그래도 이정도면 위치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며 손목을 봤다.

레이저 맞춰서 손목밴드가 반짝거렸다.
그리고 전광판이 화려하게 빛났다.


공연에 대한 감상은 굳이 적지 않겠다.
어제 온콘에서 봤던 순서랑 그리 달라지진 않았다.
그러나 공연장에서 응원법대로 어이!어이! 맞추는 강렬한 기합이 좋았고, 음향이 몹시 커서 내가 따라 불러도 전혀 묻히지 않았다.

듣던대로 엄청난 일체감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가 소리쳐도 옆사람이 신경쓰지 않고 같이 외치는 점에서 좋았다. 레이저포인트나 폭죽효과, 노래마다 달라지는 라이트밴드를 박자에 맞춰 휘두르는 재미도 있었다. 라이트밴드는 중간에 배터리 문제인지 계속 꺼졌지만 예비로 받은 배터리로 교체완료.

쵸단이 오늘은 뻔뻔해 함성퍼즐 외치는데 성공!

그리고 토크 시간에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확실히 전날과는 달랐다. 올해는 건강을 챙긴 해라면서 히나에게 24년은 역대급 게임안한 해.
젠타는 체형 교정을 한 해.시연 도라지 싫어하는데 스틱 잘 챙겨먹게 됐고
쵸단님은 금주,,, 건강 챙기시는구나,,,

Q.  1위썰 3관왕 축하축하
W. 상받았어야!
E. OST참여하기
R. 해외콘서트 투어 원해요

등등 어제랑 토크 내용은 바뀌었지만 확실히 노래구성은 똑같았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콘서트가 끝난 날 돌아온 나는 펜을 드는 대신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꿈에 나올 정도로 그리던 QWER 팬콘서트를 라이브로 감상하고 왔는데 왜 생각만큼 흥분되고 기쁘지 않았을까?

전날에는 마지막까지 어떻게든 눈물을 참던 멤버들이 울었는데 왜 같이 울지 않았을까?



배가 고파서 그랬을까? 교×치킨 레드콤보와 컵누들 매콤한 맛을 먹고 나서 다시 생각해보기로 했다.




생각보다 궁합이 좋다. 컵누들이 삼삼한 맛이라 그런지 강렬한 레드콤보 전에 속을 데우기 좋다. 그래서 히나님과 시연님이 콘서트 중간 VCR에서 먹방메뉴로 선택했던걸까.


어느 정도 배를 채우고 나서 다시 생각했다. 왜 나는 전날 본 QWER 온라인 콘서트를 봤을때 처럼 극도로 흥분 상태에 빠지거나 여운에 허우적거리고 있지 않을까?



잘 모를때는 조언을 구하는게 맞다. 일종의 정답지인 아이돌 마스터 친구에게 상담해봤다.

이 현상의 이름은 '현타', 일명 현실 자각 타임이라 부르며 능히 있을 수 있는 현상이라 한다.

설명을 듣고 이해했다. 그렇구나. 지난 한달동안 티켓팅한다고 거의 미쳐있었기 때문에 콘서트가 끝나고 난 뒤는 허탈감이 와버린 거다. 
 
자칫 잘못하면 콘서트 직관 후 탈덕/휴덕에 빠질 수도 있는 아주 위험한 현상이라 한다.
그래서 일단 내 심리 상태를 알기 위해 공연 직캠 영상을 한번 볼까- 했는데 위버스 라이브가 열렸다. 바로 무릎 꿇고 경건한 마음으로 영접 준비를 하는걸 보고 탈덕/ 휴덕은 아직 내게 3만광년 정도 떨어진 일이란걸 알게 됐다.

그렇게 멤버들의 콘서트 후기 영상까지 보고 마음을 정리했다.

역시 좋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