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WER에게 부치지 않을 편지

QWER이 신문광고에 나왔다

dian11 2025. 3. 6. 18:26

중앙일보 신문에서 이런 저런 이벤트를 진행했던 모양이다. 잘 모르는 상태였는데 신문 지면 광고로 QWER이 나온다는 말을 듣고 바로 눈이 돌아갔다.

  

안그래도 요즘 공연을 안해서 수요가 부족한 상태였다. 신문, 신문을 어디서 팔지? 초등학교때 신문지는 삶의 일부였다. 구매할 필요도 없었다. 지하철에서 신문 읽던 아저씨들이 수두룩하던 때였다. 그때는 심지어 '크게 펼쳐보면 옆사람이 불편해 하니 반씩 접어서 읽자'는 문구가 지하철 광고판에 크게 박혀있었다. 지금은 '큰소리로 통화하지 마시오'란 문구로 대체된 듯 하지만, 신문지는 그만큼 흔한 존재였고 바닥에 널부러진 신문지가 있으면 있을 정도라두고 그냥 집어왔다.

그런 시대였다. 신기한 마음에 한번 뒤척여보고 4컷 만화코너가 있으면 정신 못 차리고 신나게 읽고, 어려운 단어가 있으면 쪼르르 아버지에게 달려가 뜻을 물어보기도 했다


신문지는 비단 읽는 용도에서 끝나지 않았다. 정말 어디에나 쓰일 수 있는 생활 용품이였다. 지금처럼 대배달의 시대가 되기 전 배달이란 이름을 독점하다 싶이 했던 짜장면 용기는 신문지에 쌓여서 왔다. 그만큼 유용했다. 편하게 쓰기 좋은 완충재자 매트리스, 심지어 이불(?)로도 쓰이는 다재다능한 녀석이였다만 디지털 매체가 대처되기 시작하면서 점차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나 역시 신문지 대신 휴대폰을 들었으니까

그런데 그렇게 기억한곳에 묻혀있던 낡은 종이에 QWER 광고가 나온다고?


혀 빼물고 갉락락 달려갔다가 깨달았다. 어디서 팔지?


20년전 지하철역 한구석에 쌓여있는 신문지를 집어오던 때에 기억이 멈춰있어서 그런지 생각나는 곳이 지하철역 밖에 없었다.

일단 지하철 역까지 달려가서 근처에 보이는 편의점에 들어갔다.
QWER이 나오는 신문이 어디인지 그때쯤 알아봤다.

중●일보 3월 5일자 신문 22면

●앙 일보는 어디있는가

근처 역에 있는 편의점은 다 돌아야 겠다고 생각하며 나왔는데 우연히도 역 앞에 있는 복권판매점에 눈이 갔다

신문이다.

파는구나. 중●일보가 서너부 곱게 접혀서 진열되있었다.

허둥지둥 두 부 집어서 계산 하려 했다


아아. 절로 탄식이 나왔다. 현금을 안 챙겨왔다. 너무 허둥지둥 나온 나머지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고 나왔던 거다.

신문은 카드계산이 안된다. 하필이면 근처에 ATM 기계도 없고 현금을 구할 방법이 없었기에 나는 기껏 집어든 신문을 두고 다시 돌아서야 했다.


그래서 어떻게 했냐고?
집으로 돌아간 뒤 근성으로 다시 돌아와서 샀다. 다행히 점원분은 날 기다려주셨고, 한 부당 천원으로 2부 구매하는데 성공했다


일면에 실린 유나이트스데이드오브어메리까 뿌레지던트 토람프씨를  지나서 22면을 펼치자 바로 우리 QWER 멤버가 보였다

난 빨간색을 좋아하지 않는다. QWER이 빨간색 가발을 쓴 사진을 모으는건 QWER이라서 그런거지 컨셉을 좋아해서 그런게 아니다.


그덕에 신문광고를 보고 울지 않을 수 있었다. 이거 다른 버전이였으면 십할의 확률로 눈물을 뽑아냈을 것이다.

팬덤명까지 적혀서 축하한다고 하니 의미있는 문구다. 신문광고에 있는 QR코드로 접속하면 투표사이트가 나오는데, 거기서 1등을 하면 신문 광고를 실어준다고 한다.

그러니까 위에 있는 광고는 QWER 팬덤인 바위게가 단합해 만든 찬란한 성과물인거다.

너무나 가치가 있다. 독점은 안 좋다고 생각해서 벽에 붙일 용도와 보존용만 샀는데 역시 자랑용으로 하나 더 샀어야 했나.






요즘 어려운 단어를 덜 쓴다고 들었다. 그래서인지 요즘 신문은 한자가 아예 안 섞여있어서 읽긴 편했지만 고풍스러운 맛이 줄어들긴 했다.